SANGSANGMADANG DM
Client : sangsangmadang (hongdae-ap, Seoul)
Relative Article
CA magazine july, 2011
일러스트레이션, 브랜딩,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작업하고 있는 소규모 그래픽 스튜디오 제로퍼제로가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진행했던 상상마당 DM 작업 과정을 이야기한다. 홍익대 앞에 자리 잡고 있는 상상마당은 지하 4층, 지상 7층 규모의 복합문화공간이다. 이 건물에는 영화관, 공연장을 비롯하여, 디자인 가게와 갤러리, 아카데미, 스튜디오, 그리고 까페가 들어서 있는데, 각각의 공간에서 수 많은 프로그램들이 매월 혹은 매주 운영되고 있다. 상상마당에서 매월 발행하는 DM은 바로 상상마당이라는 공간의 성격과, 그곳에서 운영하는 이런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관객에게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제로퍼제로의 아트 디렉터 김지환은 "어느 날 상상마당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기존 DM에 변화를 주고 싶은데, 콘텐츠를 좀 더 부각시킬 수 있는 디자인을 제로퍼제로가 맡아 주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죠. 사실 상상마당이 요청한 DM 콘셉트는 굉장히 단순했어요. 사람들의 시선을 이끄는 디자인, 그게 다였죠. 하지만 전 DM이란 그 자체로 건물의 콘텐츠와 관객을 더욱 가깝게 해 주는 매개체임과 동시에 건물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주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상마당이 홍대의 대표 문화공간으로서 갖는 아이덴티티를 이 DM에 표현하고 싶었어요. 이게 이 프로젝트의 기본 목표였어요." 라고 말한다.
1 때마침 DM 작업이 시작되기 직전에, 상상마당의 로고가 리뉴얼되고 상상체가 개발되었어요. 전 이 상상체 자체가 상상마당의 아이덴티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DM도 서체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디자인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상상체에 집중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러스트레이션이나 사진 등의 이미지들은 가급적 배제하게 되었고요.
2 그리고 이 DM이 매월 간행되는 출판물이다보니, 기본 포맷을 정확히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했어요. 달마다 콘텐츠가 바뀌어도 DM의 아이덴티티는 동일하게 유지해야 했거든요. 큰 방향을 결정하고 나서는 기본적인 것들을 고민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종이 크기, 접지 방법, 구체적인 레이아웃이 바로 그것이죠.
3 눈에 잘 띄는 디자인을 만들어 달라고 한 것 이외에, 클라이언트가 특별하게 요구한 게 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어요. 앞면에는 상상마당에서 열리는 프로그램 일정을 공간별로 분류해 놓았고, 뒷면에는 전체 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 달력을 만들었어요. 하지만 전시와 공연마다 진행되는 기간이 각각 달라서, 이들을 어떻게 함께 달력상에 표현해야 할지, 그리고 이 프로그램들의 정보를 DM에 얼마나 상세하게 담아야 할지 결정하는게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서 장식 요소는 다 빼버렸습니다. 대신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아이콘을 만들었죠.
4 레이아웃을 만든 후엔 제목과 소제목 그리고 구체적인 설명에 쓰일 폰트를 정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번 DM의 기본 방향이 상상체라는 서체를 돋보이게 하는 것인 만큼, 대부분의 활자들은 상상체를 사용했어요. 아주 작은 글씨만 고딕체를 사용했죠. 그리고 계절이나 이벤트, 혹은 특정 상황에 맞추어 색상만 매달 조금씩 다르게 넣기로 결정했어요. 기본 포맷은 유지하되, 매달 DM에 약간씩 변화를 주기로 한 거죠.
5 DM은 당월이 되기 전에 나와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짧은 시간 안에 작업을 끝내야 했습니다. 보통은 작품을 완성시키고 나서 클라이언트에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만, 이 경우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하루에도 몇번씩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수정 작업을 계속 해 나갔어요. 다행히 큰 포맷을 정해놓았던 것이 굉장히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담당자가 콘텐츠를 정리해서 주면, 그 콘텐츠를 넣은 러프 디자인을 보내고, 그 후에는 계속 이메일로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완성시켜 나갔어요.
6 그 동안 상상마당 DM은 중구난방의 스타일로 제작되고 있었어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대표적인 포맷을 제가 만들어 놓으면 좋을 것 같았죠.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콘텐츠들이 계속 늘어나서, 그 내용들을 일정한 지면에 전부 넣기 위해서는 결국 처음 정했던 포맷을 파괴해야만 했어요. 그럴 때마다 처음에 제가 품었던 의도가 변질되는 것 같아 안타까웠어요. 그리고 지금은 상상마당에서 따로 DM을 만들고 있지 않고 있는데 그 점도 굉장히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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